[4·16재단 청년 기자단 4기] 현장 기자가 말하는 4·16 세월호 참사부터 10·29 이태원 참사까지

4·16재단 청년 기자단 4기 조수연님과 황규현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지난 29일(수) 서울시 중구에 자리한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그레이존> 상영과 현장 기자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그레이존>은 세월호 참사 10주기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3부작 중 하나로 참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언론인들은 각자가 기억하는 그 날로 돌아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꺼내며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이어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세 명의 현직 기자들이 참석했다. 한겨레의 정은주 기자, 뉴스타파의 홍주환 기자, 시사IN의 신선영 기자가 자리해 영화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을 나누고, 각자가 서있는 자리에서 마주치는 고충, 보람 등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행사는 시민 참여자와의 간단한 질의응답을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나누던 중 000기자는 영화 gv에서 주현숙 감독이 말한 ‘기레기의 정의’를 언급했다. 기레기는 사람이 아닌 순간이라고. 그 말의 원출처인 정은주 기자는 세월호 인양 당시를 떠올리며 그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은주 기자는 세월호 기사를 꽤 오래 쓴 기자였다. 참사 관련 책도 출판하고 실제로 현장에도 오래 남아있었다. 유가족과 자리했던 인터뷰에서 ‘여느 기레기와는 다른 기자다’라는 칭찬과 함께 ‘기레기’는 어떻게 생기냐는 질문을 받은 정은주 기자는 기레기는 사람이 아니라 순간이라고 말하며 자신도 기레기인 순간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취재 중 갑자기 욕심을 내는 순간, 선을 넘을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 거기서 선을 넘게 되면 기레기가 되는 것이고, 그 순간은 모두에게 올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모두가 긴장해야 하고 깨어 있으려 노력해야 하고 흘러가는 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본인도 그 순간을 겪어봤기에 다시는 오지 않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IN의 신선영 기자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자체적으로 진행한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을 언급하며 세월호와 관련된 100명의 사람들을 만나며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했다. 지난 10년 동안 늘 카메라 뒤에 서있기만 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유가족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식사하고, 함께 이동하고, 대화도 더 많이 하면서 유가족에게 깊게 공감할 수 있었고, 언론인으로서 반성하고 또 치유 받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는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잘 전달해야 하면서 공감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옳고 그름을 확실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말하며 ‘참사’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 경계선을 잘 타야 한다고 했다. 이에 정은주 기자는 가까이 가도 안 되고 멀어도 안 되는 사람이 기자라며 그 거리를 설정하는 것이 참 어렵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답을 찾아야 한다며 공감했다.

청년 기자단 황규현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나서, 세 명의 현직 기자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세 명의 현직 기자의 세월호참사부터 이태원참사까지, 우리나라에서 현재진행형인 참사에 대해 Q&A로 정리했습니다.

Q.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난 뒤, 각자 인상적이었던 장면 혹은 순간은?

A. 정은주 :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 진도 체육관을 들어가는 인사이트에요. 진도 체육관에 처음 들어가던 날이 다시 생각나면서 소리, 분위기, 감정이 올라오게 됐습니다.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울컥한 마음입니다.

A. 홍주환 : PD님이 한 말이 기억나요. ‘이걸 내가 잘 찍으려고 하고 있네?’ 뉴스타파가 영상매체다 보니까, 영상 같은 경우에는 보다가 지루하면 백스페이스를 누르게 돼요, 사회적 참사를 보도하더라도, 사람들이 끝까지 봐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도 해요. ‘사람들이 재미없어서 꺼버린다면?’ 말이죠.

보도하면서, 편집과 촬영을 하면서 재밌고 자극적이게 만드려고 노력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유가족들이 슬퍼하는 작업을 ‘편집’하면서 제작할 때는 도파민에 차서 하는데, 끝나고 나면은 “내가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죠. 박정남 PD의 말을 들으니까 “나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나?”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Q. 홍주환 기자는 이태원참사 취재를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A. 이태원 참사는 많은 자료가 묶여있습니다. 수사와 재판의 명목으로 말이죠. 그 기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유가족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159명 희생자 중 외국인이 17개국 26명에 달합니다. 오스트리아 이란, 노르웨이, 중국, 프랑스 희생자 유가족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로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되는데, 특조위가 어떤 것들을 조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이태원 참사는 “놀러 가서 죽었다”라는 강력한 비난이 있습니다. 세월호참사는 수학여행 중 에 참변을 당해 안쓰러운 마음이 강했지만, 이태원 참사는 “술 먹다 클럽가서 죽었다”라고 등한시하는 느낌이 많습니다. 저는 이러한 말이 더이상 나오지 않게 하고자 어떠한 기사를 작성하면 좋을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신선영 기자님은 세월호참사를 취재했습니다

A. 2014년 세월호참사 때 진도가 아닌 단원고등학교를 먼저 갔었습니다. 강당 안에 유가족과 친구들을 담았습니다. 그 이후에 기자들이 조금 빠졌을 때 진도 체육관에 갔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체육관 2층에 기자들이 없으니까, 1층에 와서 자라고 한 기억이 나요.

1층 한구석에서 누워서 천장을 봤는데, 너무 밝아요. 하루 종일 스크린에서 배를 보여주는 기억이 나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서 2~3년 동안 같이 취재 하게 됐습니다. 사진 팀은 거의 현장을 돕니다. 정말 많은 현장을 돌아야 하는데, 세월호참사 취재를 하면서 감정은 차올랐는데 드라이한 현장에서 다른 취재를 해야 할 때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2024년이 왔고, 10주기를 앞두고 ‘세월호참사 10년, 100명의 기억 프로젝트’를 하게 됐습니다.

내용을 간략히 말하자면,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100명의 사람을 만나서 매일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오히려 세월호참사 10년, 100명의 기억 프로젝트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풀린 것 같아요.

청년 기자단 조수연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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