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재난 참사의 양상은 굉장히 닮아있다는 점, 인지하고 계신가요. ‘예방을 위한 안전 제도 미비’, ‘책임자 없음’, ‘진상규명 실패’. 이에 참사 피해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모인 이들은 각기 다른 참사의 피해자들이었으나, 참사 발생 후 마주한 막막한 상황과 갑작스러운 분노, 서글픔이라는 감정은 동일했기에 이에 한마음 한뜻으로 연대를 결성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보다 안전한 세상을 이야기하며 피해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재난 참사 피해자들의 연대가 수립된 건 지난 16일, 서울역 인근 공간모아에서였습니다. 4.16세월호참사를 포함한 8개 재난 참사 피해자들이 합심하여 만든 <재난참사피해자연대>는 민관을 통틀어 최초이기에 그 결성의 의미는 더욱 강했고, 참여자들의 결심은 막강했습니다.
8개 참사 연대 목록 (가나다순) : △2.18대구지하철화재참사 △4.16세월호참사 △7.18공주사대부고병영체험학습참사 △가습기살균제참사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스텔라데이지호참사 △씨랜드청소년수련원화재참사 △인천인현동화재참사
각 참사를 대표하여 자리에 선 이들은 참사 피해자로서 경험한 그동안의 설움을 토대로 타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지금보다 안전한 세상을 위한 관련 제도와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모임을 결성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즉 “이제는 세상이 바뀔 때도 되지 않았나”를 이야기하며 공동의 목표를 설정한 것이었습니다.
<재난참사피해자연대>는 참사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부와 사회에 참사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등 관련 사항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기 위한 과정에 앞장설 것을 강조하였으며, 이에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뜻을 120여 명의 참석자들과 공유하였습니다.
4·16재단은 8개 재난 참사 피해자들의 연대 결성을 지지하며, 재단의 부설기관인 재난피해자권리옹호센터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데 그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세월호참사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재단인 4·16재단은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흐름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4·16재단 김광준 이사장 –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오늘날이 정말 뜻깊습니다. 지금껏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 오롯이 재난 피해자의 몫이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한국 사회는 피해자의 권리를 인식하기에는 미숙한 면이 상당 부분 있었습니다. 재난피해자연대가 발족함에 따라 아픔을 보듬고 연대하고, 이에 함께 싸울 수 있게 돼 새로운 길을 열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이들이 연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였다고도 생각합니다. 4·16재단은 이러한 흐름에 함께할 것입니다.”
발족식 이후 곧이어 진행된 식순은 재난피해자권리센터의 설립을 논하는 자리였습니다. 센터 설립을 위해 마음을 내어준 참사 피해자 및 후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원탁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참사’, ‘내가 앞으로 수행할 역할’, ‘센터가 해야 할 일’ 등을 적어 내려가며 서로 간 의견을 교류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권리 관련 교육을 마련하고 대학생인턴십을 운영하자는 의견이 나왔으며, 피해자맞춤형 지원을 위해서는 심리적 돌봄 및 의료 조언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 개진되었습니다. 이외에 재난기록과 조력자 연결, 피해자 명단 공유 등에 관한 의견 또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토론으로 의견을 모은 이후 재난피해자권리센터의 명칭을 공개하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4·16재단의 부설기관으로 내년 1월경 개소를 앞두고 있는 센터는 지난 한 달간의 시민투표를 거쳐 센터명을 확정하고자 했으며, 이에 1,7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40%가 투표한 ‘우리함께’로 명칭이 결정되었음을 공개하였습니다.
유해정 센터장은 현장에서 “‘우리함께’는 전국에 흩어진 참사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바탕으로 그동안 소홀히 여겨진 참사 이후의 추모 및 진상규명을 위해 앞장설 계획”이라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4·16재단 나눔사업1팀 박성현 팀장은 “센터 설립을 위한 그 준비과정에 여러 단계가 있었다”며, 상세내용을 소개하였습니다. “‘생명안전버스’라는 사업으로 참사 피해자분들을 만나 뵙는 시간을 가졌고, 각 참사의 현장 및 추모공간을 둘러보며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계속해왔습니다. (중략) 참사 이후 도움을 필요로 하나, 마땅히 도움을 요청할 곳을 찾지 못했던 피해자들은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기에 이에 재단은 4.16긴급콜 사업 또한 실시하여 대표번호 1661-2014를 마련하였습니다.”
다음 달 개소를 앞둔 4·16재단의 부설기관,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는 더이상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눈물짓는 재난 피해자가 없게끔, 그리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가 있다면 그 곁에서 오래도록 제 역할을 하기 위한 기틀을 부지런히 마련해 나갈 계획이기에, 향후 진행될 센터의 갖가지 활동내역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앞서 센터 설립 과정에서
마음을 보태어주신 수많은 분들께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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