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기자단] 안산 기억 순례길(희망마중 지원 사업)

 

안동주(동두리) 기자

 

오늘은 [서구평화복지연대]와 4·16가족협의회와 함께 기억순례길 취재를 했습니다. 서구평화복지연대는 평화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며 평화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회의회는 세월호 참사 발생 285일째가 되던 2015년 1월 25일에 참사 생존자와 피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종자 안전수습, 온전한 시체 인양, 철저한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하였습니다.

 

기억교실

저희는 서구평화복지여대와 기억관에서 만나 기억교실을 방문하였습니다. 기억교실은 2016년 5월 9일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경기도의회, 안산시, 경기도안전교육지원청, 단원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4·16안전교육 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안산교육자원청 앞 건물에 임시로 이전되어 있던 단원고 4·16기억교실이 새로운 건물로 이전한 현재 기억관이 만들어졌습니다.

주저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것과 달리 기억관을 들어감과 동시에 마음이 많이 무거워짐을 느껴졌습니다. 1층에 위치한 ‘사월홀’에서 먼저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영상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이 반별로 나열해서 나오는 방식이었습니다. 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이름만으로도 울컥하는 순간이었고, 그 부르는 순간은 짧지만 마음에는 오래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억교실은 크게 2층과 4층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2층에는 기억교실[2-7, 2-8, 2-9, 2-10. 기억교무실] 3층에는 [기억교실 2-1, 2-2, 2-3, 2-4, 2-5, 2-6]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층과 3층 자리 배치도 단원고와 똑같이 배치를 했다고 합니다.

내부 복도와 교실의 벽과 책상, 칠판, 게시판까지 실제 단원고에 있던 그대로를 재현하여, 실제 단원고에 있었던 모습을 최대한 재현하도록 노력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이 노력의 흔적들을 보며 유가족 분들이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흔적 대부분을 보존하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석부와 교무일지는 원본을 전시하다가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한 영인본 제작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합니다. 영인본 제작은 복사와 다르게 빛바랜 것까지 다 재현을 하기 때문에 선택을 하셨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창문틀도, 교무실 내부에도 흔적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수학여행 일정표부터 다음 날 학교에서 해야 하는 일들까지 정말 2014년 4월 17일이 그들에게는 당연하게도 올 것 같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당장이라도 교무실에서 아이들을 부르기 위한 출석부를 챙기고 각 교실을 들어가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줄 것 만 같은 느낌에 눈시울 붉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5,6반 창문 사이즈가 좀 더 작은 원래 교실 용도가 아닌 특별실이었지만 학생 수가 많아 교실로 추가적으로 개설을 하느라, 창문 크기가 다른 교실과는 다르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희생자 학생의 각 책상에는 QR코드가 있는데, QR코드를 이용하면 온라인으로 그 해당 학생의 기록물을 볼 수 있는 기억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방문하신 시민분들이 학생에게 추모하는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기억노트가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방문하신 분들의 아프지만 힘을 주어 적힌 글들 속에선 잊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마음을 볼 수 있었던 기억노트였습니다.

 

416기억전시관

두 번째로 416 기억전시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기억전시관이 위치해 있는 고잔동은 희생 학생들이 등하교하고 걸어 다니고, 많이 살던 동네라고 합니다. 저희도 직접 길목을 걸어 전시관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전시관을 가는 동안 제가 사는 동네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평범했던 곳에는 작은 전시관이 생겼고, 사람들은 그곳을 방문합니다. 걸어가는 동안 평범하고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은 길목에는 곳곳에 작은 슬픔들이 묻어있었고, 우리는 그 안에서 기억이라는 단어를 되새김질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관은 학생들이 자주 방문하던 PC방 위층에 자리해 있습니다. 전시관을 위해 건축 분야 전문가들의 재능 기부를 해주셨다고 합니다.

기억관의 작품에는 따로 작품에 대한 설명이 없는데,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어느 틀에 얽매이지 말고 각자 느끼는 대로 보시면 될 것 같다는 따로 부연 설명 없이 감상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림을 보며 확실하게 “이 작품은 이런 의미야“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가슴을 아려오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 그러나 어둠을 밝혀주는 별인 아이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우리는 앞으로 굳건히 나아간다.”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예정 부지

다음으로 416생명안전공원이 건립될 예정인 부지에 왔습니다. 9월에 착공을 할 예정이며 건축물은 총 두 동을 지을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 한 동은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 한 동은 희생자들의 유해를 안치하는 안식을 위한 공간으로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이 부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희생자들이 부모들과 친구들 사이에 추억이 있던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며 실제로 학생들이 어릴 적 추억이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4·16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및 안전 사회를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 협의회

마지막으로는 4·16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및 안전 사회를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 협의회를 방문하였습니다. 가족 협의회는 봉사, 공방, 합창 동아리 등 여러 공동체로 다양한 방면으로 진상 규명에 힘쓰고 있습니다. 안전 교육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지역사회에 나가 미래시대를 위해 생활 속에 안전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가족분들과의 간담회가 이루어졌습니다. 2학년 10반 권지혜 학생 어머니 이정숙님과 2학년 6반 신호성 학생 어머니 정부자님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해가 거듭할수록 슬픔에 잠겨 많이 지치고 힘겨운 순간들이 찾아왔었지만 8주기라는 시간이 와도 각 지역에서 잊지 않고 찾아와주시는 사람들이 있어 용기를 얻고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시민들에게 아직 끝난 것은 없고,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달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간담회가 끝이 나고 마지막 순서로 서구평화복지연대에서 가지고 와주신 현수막에 잊지 말자는 마음을 담아 문장들을 적어나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아직 지어야 할 매듭이 많습니다. 끝난 것은 없고 던져야 할 질문들만 있을 뿐입니다. 그 질문의 해답을 얻기 위해서 그저 계속해서 던질 뿐이고 그 안에는 많은 슬픔들과 용기가 담겨 있습니다. 누가 이 마음을 감히 알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수히 많은 감정들 속에서 유독 저는 슬픔이라는 감정에 약한 걸지도 모릅니다. 4월에는 그래도 가끔은 눈물이 나오는 것은, 가슴 한쪽이 아려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것은, 우리가 아직 잊지 않고 해야 할, 들어야 할 대답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4월이 다가오면 잠시 일을 멈추고 기억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벚꽃을 바라보다가도, 일 끝나고 지하철을 타고 덜컹거리며 집에 가다가도 그 순간이라는 잠깐의 시간 동안이라도 잊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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