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대학생 기자단 3기] 예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 : 세월호참사 9주기 4월 연극제 <연속, 극>을 경험하다.

윤선영 기자

더웠던 날씨는 비가 온 뒤 선선해지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날씨 속에서 202357, 4월 연극제 <연속,>의 마지막 날이 찾아왔습니다.

“연극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극단 동네풍경의 김규남 님이 폐막식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서울예대에 입학해 1학기 기말시험을 봤을 때, 저 문제를 맞닥트렸는데, 결국 모르겠다라고 썼다고. 그러고선 15년이 지난 지금 그 시험 문제의 답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고.

시민들은 예술이라는 형태로, 세월호를 기억하며 4월 연극제 <연속, >을 찾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공연예술로 세상을 바꿔 가는 여정 속에 있습니다. 한 달간 총 2,000여 명의 시민들의 발걸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4월 연극제 <연속, >은 보노마루 소극장뿐만 아니라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 극장에서도 진행되었습니다.

10개의 극단이 참여하여 41일부터 57일까지, 약 한 달간의 여정을 달렸습니다.

4월 연극제는 내년에도 계속되니, 많은 관람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관람 전, 공연장 앞에 마련되어있는 부스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4월 연극제에서 연극을 보고 나면 스탬프를 찍을 수 있게 돼 있는데요, 스탬프 1개에는 작품 달력 엽서를, 2개에는 작품 스티커를 증정하였습니다. 스탬프 5개 이상을 모은 관람객을 대상으로는 애플워치 SE2를 추첨하여 증정하였는데, 이는 이후 진행된 폐막식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부스 옆에는 리멤버 트리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4월 연극제의 소감과 관람 후기 등 여러 메시지를 적어 나무에 달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간결하고도 짧은 문장일지라도 든든함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찬찬히 메시지를 읽어보며 사람들의 다짐과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폐막식 이전에는 「가두극장 하차」가 공연되었습니다.

줄거리는 간략하게 이러합니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수레꾼이 무거운 짐이 담긴 수레를 끌고 가파른 고개를 오르려 하지만, 힘에 부쳐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런 수레꾼 앞에 귀부인, 경관, 목사, 교수, 기자, 일꾼이 나타나는데··· 과연 이들 중 누가 수레꾼을 도와주었을까요?

「가두극장 하차」는 관객 참여 극의 성격을 띱니다. 지나가던 이들 중, 수레꾼을 도와준 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만으로 역부족이었고, 관객들은 나와서 같이 짐을 들어주고 수레를 끌어 결국 언덕길을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공연이 진행되었던 57, 이날 처음으로 관객이 무대로 나와 이들을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객석에 앉아있던 시민들이 함께 수레를 끌고 도와주는 것으로 따뜻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후략)

윤선영 기자 글 (전문) 보러가기

<세월호참사 9주기 4월 연극제> – 시민과 함께하는 노란 물결의 여정

하정인 기자

(초략) 4월 연극제 참가 극단 대표의 소감

10개 극단 대표들은 폐막식 현장에서 소감을 이야기했으며, 그중 바쁜 일정으로 인해 미처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노래극단 희망새’ 대표 차준호 님과 ‘창작집단 몽상공장’의 대표 변영후 님은 영상으로나마 함께했다.

※영상에 등장한 순서대로 기입

“‘노래극단 희망새’ 대표 차준호입니다. 저희들은 「고스트 메모리」라는 작품으로 4월 연극제에 함께했습니다. 고스트 메모리라는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의 만간인 학살과 세월호참사가 결코 다르지 않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희생당했다는 점, 그리고 국가가 진실을 은폐하고 기억을 지우려고 했다는 점에서 반복되고 있는 사회적 참사의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었을 겁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된다고들 하죠. 세월호참사 9주기, 아직도 진실은 차가운 바닷속에 있습니다. 제2의 경산 코발트 광산, 그리고 제2의 세월호참사, 제2의 이태원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기억하고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4월 연극제’가 그런 실천을 하는 좋은 자리였다고 생각하고요. 저희 극단이 함께 하게 돼 너무나 영광이었습니다, 함께하신 예술인 여러분들 그리고 연극제를 준비하신 스태프분들 너무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창작집단 몽상공장’ 대표 변영후입니다. 저희는 「ANIMA」라는 작품으로 관객 여러분들을 만났습니다. 4월 연극제에 참여하면서 참 많은 걸 느낀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게 느꼈던 건 일상, 그리고 지금의 소중함이었던 거 같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내가 의도한 대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위대한 일인가 다시 한번 곱씹어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일상은 어떠한가요?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일상의 소중함, 즉 지금의 의미를 가득 담은 작품들로 여러분들을 계속해서 만나뵙겠습니다.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의미 있는 행사, 의미 있는 축제, 의미 있는 연극제에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고 영광이었습니다.”

영상이 끝난 후 현장에 직접 와 주신 각 극단 대표들의 소개가 이어졌고, ‘4월 연극제’ 진행 소감을 마저 들어볼 수 있었다.

오른쪽부터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 박혜영 단장님, ‘극단 경험과 상상’ 대표 류성 님, ‘창작집단 몽상공장’ 조연출 윤예담 님, ‘극단 동네풍경’ 대표 김규남 님, ‘극단 이유’ 연출 담당이신 강동효 님, ‘극단 걸판’의 대표 최현미 님, ‘극단 함께사는세상’ 대표 탁정아 님.

박혜영 님 : 저는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단장 윤민 엄마 박혜영입니다. 이번 작품은 저희의 다섯 번째 작품이었습니다.

작년 저희의 작품은 「기억 여행」으로 유가족들의 지난 9년의 시간을 대본으로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공연한 작품은 ‘연속, 극’이라고 배우 7명의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과 현재의 이야기까지 모두 엮어 만든 그런 작품이었는데요, 보시는 분들이 재미있게 관람해 주셨으리라 믿습니다. 

류성 님 : 안녕하십니까, ‘극단 경험과 상상’ 대표 류성이라고 합니다. 작년에는 진실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배심원들」이라는 작품을 했고, 이번에는 연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투명인간」 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중략)⦁⦁⦁ 힘을 내 어머니들하고도 계속 연대하고,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라도 더 찾아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예담 님 : 안녕하세요, 저는 ‘창작집단 몽상공장’ 대표로 온 조연출 윤예담이라고 합니다. 일단 「ANIMA」라는 작품을 하면서 이별에 대해서 많이 배우게 되었고, 그래서 아픔을 겪으신 분들의 마음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라는 명언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되었습니다. 함께 해 주신 모든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김규남 님 : ‘극단 동네풍경’의 김규남입니다. 제가 2008년, 서울예대를 26살에 입학해 1학기 기말시험을 쳤을 때의 일화입니다. 그 기말시험 문제가 딱 한 문제였거든요. 교수님이 칠판에 ‘연극이, 공연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있다면 그 이유를 적어라. 없다면 그 이유를 적어라.’라는 그런 문제였거든요.

그때 처음 받아보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라고 제가 시험지를 냈던 기억이 갑자기 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15년 동안 그 시험 문제를 계속 풀고 있었던 거 같아요.

어쩌면 그 답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두극장 하차」 공연 中) 오늘 관객분들이 무대에 올라오셔서는 함께 수레를 밀었을 때, 그 문제를 접했던 기억이 나면서 소중한 순간을 객석에서 직접 접할 수 있게 돼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4월 연극제가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고요. ‘극단 동네풍경’도 이에 계속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강동효 님 : 반갑습니다, ‘극단 이유’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동효라고 합니다. 저는 4월 연극제를 특이하게 예전에 배우로도 참여를 해보고, 작가로도 참여해 보고, 이렇게 연출가로서도 참여를 해봤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뭐가 그렇게 달라졌나’라고 스스로 자문해 보자면, 시간에 따른 제 감정이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무슨 수를 써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누군가에 대한 사실이 작품을 하는 동안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내년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미 님 : 안녕하세요, 안산에 있는 ‘극단 걸판’의 대표 최현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저희는 「앤ANNE」이라는 뮤지컬로 작년에 이어 같은 작품으로 2년 연속 참여를 하게 되었고요. 많은 분들이 객석을 메워주셔서 정말 따뜻하게 공연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중략)⦁⦁⦁ 이번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돼 인상적이었습니다. 관객과 함께할 수 있는 이런 행사들을 만들어주셔서 관계자분들게 감사합니다. 점점 발전하고 있는 우리 4월 연극제, 내년에는 어떻게 진행될지 벌써부터 무척 궁금합니다.

처음에 촛불을 들었을 때, 또 문화광장에 모여 추모 문화재를 음악도 없이 하던 때, 그다음 수줍게 음악을 틀던 때, 또 2주기와 3주기에 조심스럽게 노래를 했던 때 등 다양한 순간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다 이제는 신나게 춤추고 웃으면서 관객과 함께 어우러져 공연을 하고, 새삼 시간이 많이도 흘렀음이 느껴집니다.

그때의 감각들을 되짚어보고, 기억해 내고, 애쓰는 몸짓들이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좋은 축제에 참여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탁정아 님 : (중략)⦁⦁⦁ 4·16재단과 4월 연극제 주최팀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경기도와 안산 시민들을 두루 만날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중략)⦁⦁⦁ 도와준다는 게, 어찌 보면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사실 그 도움을 준다는 게 우리는 어색한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서로 용기 내 손 내밀고 도와주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두극장 하차」 中) 오늘 저희 공연 마지막에서 그 현장을, 그 세상을 시사하고자 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행복한 공연들과 더 웃음꽃이 만발한 그런 이야기들이 더 많이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객석과 함께하는 실시간 이벤트 추첨

4월 연극제의 스케치 영상을 시청한 후, 관객과 함께하는 이벤트 시간이 다가왔다. 총 두 개의 이벤트를 진행하였는데, 하나는 좌석번호 추첨을 통해 10명의 관객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내용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6주간 진행한 4월 연극제 작품 중 5편 이상을 보고 스탬프를 찍어온 관객 60명 중 한 명을 선정하여 애플워치를 증정하는 추첨제였다.

안산 시민 A 님: “안녕하세요, 저는 안산에서 태어나 24살인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곳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안산 시민입니다.

작년 봄, 4월 연극제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도록 기다려 다시 찾아온 4월 연극제에서 총 6편의 작품을 관람하였습니다. 모든 작품이 좋았지만,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너를 부른다」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연극을 좋아해서 4월 연극제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내용이 저에게 아주 커다란 울림을 주었습니다.

내용은 세월호참사로 별이 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곁에 존재했고, 현재도 존재하는 수많은 사고와 참사, 차별, 폭력 이런 것들로 인한 상실. 상실에서 더 넘어가 생명을 이야기하고 그러한 공연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바쁜 하루하루로 인해 우리의 기억들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는 사람들, 이러한 점을 문제의식으로 떠올릴 수 있게 돼 정말 좋았습니다. 이번 4월 연극제 제목이 ‘연속, 극’이잖아요. 끊임없는 삶의 연속에서 극이라는 예술을 통해 우리가 그들을 떠올리고 잊지 않으려 노력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년 봄에 또 찾아올 4월 연극제가 더욱 기대됩니다.

이 세상이 정말 모든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그때까지 매년 4월 연극제가 우리 마음에 따뜻한 봄이 되었주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공연 관람에 참여한 관객들과 내빈이 함께 단체 사진을 찍으며 4월 연극제의 폐막을 알렸다. 손 하트와 4월 연극제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한 달간의 연극제가 무사히 막을 내렸다.

「가두극장 하차」 공연 중 등장한 수레와 수레에 실었던 짐들을 관객과 함께 나눠드는 장면, 그리고 함께 길을 걷는 장면은 마치 세월호참사 유족들에게 ‘늘 우리가 함께 하겠다’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만 같았다.

관객과의 참여와 소통을 기반 삼아 진행됐던 9주기 4월 연극제, 내년 10주기 4월 연극제가 더욱 기대된다.

하정인 기자 글 (전문) 보러가기

다른 소식들이 궁금하신가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https://416foundation.org/%ec%98%a8%eb%9d%bc%ec%9d%b8-%ea%b8%b0%ec%96%b5-%ea%b3%b5%ea%b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