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대학생 기자단 3기] 6월 생명존중아카데미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 노동과 문학을 마주하는 청소년과 청년들

지난 6월 24일, 안산 스페이스오즈에서 6월 ‘생명존중아카데미’가 진행되었습니다. 생명존중아카데미는 4·16재단이 「4·16의 꿈」 대상자로 선발된 인원에게 매달 제공하는 교육을 말하며, 주로 강연과 꿈쟁이* 사이의 토론, 그리고 멘토 선생님과의 대화 등이 현장에서 이뤄짐을 알립니다. 이번 6월 생명존중아카데미의 주제는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로 글과 사진으로써 생생하게 현장을 담아보았습니다.

*활동참여자를 ‘꿈쟁이’라고 칭함.

청소년·청년 꿈지원사업, 「4·16의 꿈」이란?

행사 시작 전, 대기시간에 영상 ‘20140416’이 재생되었습니다. 뮤직비디오 ‘20140416’은 4·16 세월호참사의 의미와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콘텐츠로 해당 영상은 아래 버튼 클릭 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40416 영상 보러가기

참사 피해자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특히 김관홍 잠수사(세월호참사 민간구조사)의 7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이 가장 먼저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활동 참여자 중 일부에게 장학증서가 수여되었습니다. 모금된 해피빈 기부금을 우수 활동 꿈쟁이들에게 전달한 것이었습니다.

증서 수여 이후에는 ‘#꿈쟁이가 알고 싶다’ 코너가 진행되었습니다. A~D그룹에서 개인 혹은 팀의 활동 소식을 발표하고, 이에 질의응답으로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D그룹 전예은 꿈쟁이는 대학교 전공에서 확장하여 “사람을 위한 건축”을 실현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했습니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필요 공간을 직접 마련했으며, 건물 디자인 스터디를 진행하는 등 관련 활동을 지속해왔음을 소개하였습니다. 또 건물의 3D 모델링과 공모전 참여 등 앞으로의 계획도 촘촘히 짜여있다고 하여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A그룹의 ‘풀밭(Pool Bat)’팀은 농사를 통해 꿈을 키웠다고 밝혔습니다. 크게 세 가지 갈래로 활동을 정리하여 발표했습니다.

Farm to table: 텃밭에서 식탁까지, 직접 재배하기

Community: 함께하는 크루원과 커뮤니티를 형성

Organic: 친환경 유기농, 지구와 자신에게 좋은 농법 고집

각 항목마다 생생한 농사 경험을 예시로 들면서, 결과적으로 농업은 창의적이고 예술적이며 철학적인 작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밭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제시했는데, 밭에 다양한 작물을 본인의 취향에 따라 심으면서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 맺음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확의 계절, 가을이 되면 그들은 더욱 성장하지 않을까요? 그들의 앞날이 더욱 기대됩니다.

C그룹의 ‘For-i’는 아동학대를 주제로 결성한 팀입니다. 팀 이름의 뜻은 “i(아이)를 위한 4가지 가치(For)를 내포하고 있다”고 하며, 4가지 가치는 아동 권리 옹호, 다양성 존중, 생산성, 투명성을 뜻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주로 인스타그램의 카드뉴스 제작과 블로그 캠페인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특히 최근에는 굿네이버스와 <놀권리 캠페인>을 함께하며 활동의 어려웠거나 보람찼던 점까지 공유하여 현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아동을 위한 교재와 교구 제작에도 힘쓸 것이라는 포부도 제시하였습니다.

B그룹의 길민서 꿈쟁이는 자퇴를 한 본인의 과거 경험을 이야기하며, 본인과 같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미는 에세이 책을 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공감’이라는 책의 주제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보살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열심히 책 원고 작성 및 제작을 위한 구상을 멈추지 않을 거라는 굳은 의지를 설명했습니다.

꿈쟁이들의 발표 이후, 하종강 교수의 ‘노동’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종강 교수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는 노동권 관련 저술 및 방송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인물로 이번 생명존중아카데미를 통해 꿈쟁이들에게 대한민국 노동계의 현실을 알려주는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노동’이라는 단어가 유독 한국 사회에서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근 몇 년 동안 ‘근로’라는 단어를 오남용했던 사례를 일컬었습니다. 하 교수는 “한국 사회는 최근에 와서야 국제사회에서 인식하는 ‘노동’에 대한 시선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전쟁과 분단, 그리고 군사 정부 시기를 거치며 오랜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대대적인 사법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전교조 가입 교사나 공무원 노조 가입자를 탄압했던 과거의 한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 또한 가졌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은요, 권력자의 큰 나무 그늘로 인해 ‘노동자’라는 작은 나무는 빛에 가려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이어 ‘노동 3권’의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라는 노동자의 권리를 꿈쟁이들은 현장에서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 교수는 대한민국 사회에 현존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 교육을 확대해야 할 것을 강조하며 해당 강연을 마무리되었습니다.

강의 도중 궁금점 혹은 의문점이 생긴 꿈쟁이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활발히 참여하며 강의자에게 관련 답변을 듣고자 했습니다.

Q. 4·16 세월호참사가 노동 문제와 연관돼 있을까요?

A. 참사 당시 세월호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혹은 계약직이었습니다. ‘비정규직’이라는 것은 해당 근무처(기업)에 소속감을 가지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근무 형태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비정규직은 곧 그 회사를 떠날 생각을 염두에 두고 있기에 비교적 성실한 근무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반면 정규직은 ‘근속’이라는 신용을 가지고 직장 개선에 적극성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이러한 직무의 형태가 참사에 분명 영향을 미쳤으며, 앞으로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하종강 교수의 강연이 끝나고 그룹별 모임을 가진 뒤, 마지막으로 나태주 시인의 ‘문학’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교육인이자, 많은 독자층을 가진 유명 시인이기에 참석자들은 초반부터 강연에 집중했습니다.

빛날 미래를 만들어 갈 청소년·청년들에게 ‘인생의 의미란 무엇인지’ 문학적으로 해석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세상은 1인칭의 한 사람, 그리고 모든 3인칭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한 사람이 2인칭으로 바뀌어요. 그 사람이 바로 ‘너’입니다. 고난의 바다인 인생에서 ‘너’가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에요.”

나태주 시인은 “인생을 여행과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여행은 돈과 시간, 건강이 들어가기에 고달프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행을 동경한다면서, 그 이유를 ‘그냥’에서 찾았습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고, 이에 따라 인생이 아무리 사막길을 걷더라도 멈추지 말고 걸어가길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강연이 끝난 뒤, 이기한 꿈쟁이가 토크쇼 사회자로 나섰습니다. 꿈쟁이들에게 받은 사전 질문과 더불어 현장에서 추가 질문을 받는 식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Q. 시를 쓰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게 ‘시’는 감정을 언어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14살에 “시인이 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고 하죠? 저는 15살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52여 개의 시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내가 책을 200권 넘게 쓸 줄 전혀 몰랐습니다. 저처럼 우리 청춘들도 자기가 하고 싶은 명확한 목표를 하나 정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시인이라는 직업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서비스맨과 같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젊은 시절 병들었던 나를 살려준 시처럼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누군가를 도와주는 약과 같은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Q. 시인님께 ‘공감’이란 무엇인가요?

A. 소통입니다. 그만큼 상호작용이 중요한데, 나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이 너. 이후 그제서야 세상에 대한 소통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소통이 먼저 선행되어야 느낌이 오고, 느낌을 통해 감정을 얻고, 이 감정이 증폭되면 감동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꿈쟁이들 중 창작자나 아티스트를 꿈꾸는 인원이 있는데, 시인님께서 창작활동을 하는 것에 특정한 방식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언을 주신다면요?

A. 시는 매우 본능적이고 원시적입니다. 배고플 때 밥을 먹는 것처럼, 시의 소재는 감정이기에 단지 쓰고 싶어서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반대로 책을 만드는 것은 작업에 불과합니다. 시를 바라보는 자세는 이성, 감성, 영성 순입니다.

누군가가 <풀꽃>의 가장 중요한 문단을 고르라고 한다면, 누구나 마지막 세 번째 문단을 고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영성이 발현된 순간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국어 교육은 이것을 이성으로 해석하려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창작물을 느끼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시길 바랍니다.

Q. 세월호참사에 대해 어떤 감정이 갖고 계신가요?

A. 참사가 처음 발생하고 나서는 그 경위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참혹한 현장을 담아낸 뉴스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움이 가장 큽니다.

두 차례 진행된 강연이 모두 성황리에 마무리되고, 이로써 6월 생명존중아카데미가 모두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매달 진행되는 생명존중아카데미이기에, 다가올 7월 생명존중아카데미는 어떻게 진행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대학생 기자단 (김상범) 글 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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