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안전문화 창작곡 공모전 시상식] 음원으로 담아낸 추모, 그리고 기억

내년도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앞두고 4·16재단에서는 제1회 창작곡 공모전의 작품을 약 두 달여 간 모집 받았습니다. 멜로디를 통해 안전한 세상을 논하며, 가사의 읊조림을 통해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할 정성 어린 메시지의 음원을 발굴하고자 진행된 이번 공모. 총 37개 팀과 개인이 참여하여 의미를 더했습니다. 4·16재단은 창작자들의 관련 행보를 적극 응원하고, 공모에 참여한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고자 이 중 일곱 개의 개인과 팀을 선정하여 지난 20일, 시상식을 진행하였습니다.

(1등) 스파게티인코드인서울 – ‘사라지지 말아줘’

이번 공모전의 1등 수상작은 스파게티코드인서울의 ‘사라지지 말아줘’로, 9년 전 발생한 세월호참사를 오래도록 기억하자는 뜻과 함께 “사회적 참사를 잊지 말아야만 앞으로의 한국 사회의 안전 문화 가치를 높여갈 수 있다”는 메시지에 집중하였다고 밝힌 창작자 김민수 씨. 3인으로 구성된 스파게티코드인서울의 대표 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김민수 씨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음악하는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온라인 카페가 있어요. 카페에 어떤 분이 의미 있는 공모전이 올라왔다길래 정보를 접하곤 바로 참여하기로 결정했죠. 동아리 친구 중 작사하는 친구와 보컬 담당인 친구가 있거든요? 같이 하자고 연락을 했어요.

참사 이후 9년이 흘렀잖아요. 이 공모전을 통해 제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너무 큰 아픔을 잊고 지낸 건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공모전을 준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관련 공부도 많이 했고요.

4·16재단에서 행사를 한다거나, 외부인을 초청한다거나 할 때 저희가 제작한 음원을 꼭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곳에서 활용된다면 창작자로서 정말 뿌듯할 듯해요.”

일렉트로닉 음악 샘플을 곁들여 독특한 팝 형식으로 곡을 완성하는 데까진 꽤나 큰 노력이 있었다고 강조한 그는 ‘추모곡’으로 연상되는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경쾌함이 깃들어진 템포로써 곡을 완성하였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지금껏 너무 많은 슬픔이 함께 했으니, 우리의 작업은 더이상 슬픔에 머물지 말자는 결론이 나왔어요.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담아보기로 한 거죠. 가사나 멜로디에서 서정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아 그 안에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내용을 강조해 보기로 했습니다. 작업을 하며 구성원 3인이 대화를 참 많이 주고받았어요.”

스파게티코드인서울 – ‘사라지지 말아줘’ 中

이제 우리 안전하자.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과거에서 던져진 마음들을 기억할게.

날 감싼 가시들도 내일의 부드러운 햇살같이. 널 감쌀 허무함도 내일의 따사로운 황혼같이.

Remember yourself. 계속 사라지지 말아줘.

(2등) 차우인 – ‘기억한다는 것은’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당시 단원고 2학년생들과 동갑인 97년생 청년 두 명이 팀을 결성하여 음원을 제작하였습니다. 지친 삶 속에서 흐릿해지는 참사의 기억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마음 한편엔 여전히 참사에 대한 아픔이 그대로 존재한다는 점을 노래에 담아냈다고 밝힌 차우인 씨와 최병준 씨. 멜로디는 요즘 감성에 어울리는 전자음악 코드로 제작하였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차우인 – ‘기억한다는 것은’ 中

들어 줘. 어서. 아무도 모르게 내 맘이 들릴 때 있어?

전부 다 내 마음속에 여전히. 전부 다 잊어버리지 않을게.

넌 나를 지나가고. 나는 이 밤에 누워.

그리고 I remember for we. Oh, I never forget.

영원히 빛나게. 가끔 어두워질 땐 이 노래가 있네.

“저희 둘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예요. 원래 같이 음악을 하고 있기도 했고, 또 둘 다 97년생이다 보니 공모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아무래도 평범하진 않죠. 우리가 동년배로서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곡을 좀 만들어 보자, 하는 게 있었어요.

참사 당시의 기억은 또렷하죠. 수업 중이었거든요? 국어 선생님이 지금은 수업을 할 수가 없다고 하셔서, 그렇게 참사에 대한 걸 처음 접하게 됐어요. 뉴스 속보가 보이고, 이러 저러한 내용이 메스컴에 동시다발적으로 게시되길래 처음엔 정말 당황스러워서 그 사실이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교실 컴퓨터로 실시간 뉴스를 계속 봤어요.

내가 노래로 그때의 기억을 담으면 오래오래 더 선명히 떠올릴 수 있겠구나, 해서 작업을 시작한 게 되게 커요. 주제로 잡을 때 가사나 멜로디에 이런 요소들을 모두 넣고자 신경을 참 많이 썼습니다.”

(3등) 황승현 – ‘지켜줄게’

3등 수상작으로는 황승현의 ‘지켜줄게’가 선정되었습니다. 강렬한 비트 음악에 랩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해당 음원은 요즘 트렌드를 반영하여 “친숙하다”는 평과 함께, 자칫 어렵게 표현될 수 있는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적정선에서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황승현 씨는 수상자로 호명돼 “감사하다”면서도 “사실은 공모전에 참여를 할까, 말까 망설임이 있었다”는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가벼운 주제가 아니다 보니 힙합 장르로써 이 내용들을 담아내는 게 맞을까, 그리고 담는다 한들 추모의 느낌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컸다”는 점을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고민하던 차에 옆에서 친구가 계속 해보라고 권유해 주었어요. 그 친구가 세월호참사에 관심이 컸고, 지금도 그렇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울적함은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을 해보기로 한거죠. 음원을 만들기 위해 영상부터 해서 자료를 다 찾아보았는데, 그러면서 느낀 게 여태껏 세월호참사를 진지하게 들여다보지 못한 제 자신을 깨닫게 됐어요.

다행히 공모전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고서부터의 작업은 크게 힘들지 않았어요. 막힘없이 그 자리에서 가사를 한 번에 다 적어 내려갔죠. 한 10분에서 20분 사이로 모든 가사를 완성했는데, 음악 작업 중 그러한 경우가 처음이었거든요? 저도 신기하더라고요. 경험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하니 그냥 가사가 술술 적히더라고요.”

황승현 – ‘지켜줄게’ 中

지금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두 번 다시는 어두운 비극은 없을까.

아이들이 행복한 꿈을 꿀 수 있게.

작은 문제들이 참사가 된다는 걸 알아야 해. 밝혀줘.

(입선) 투명물감 – ‘같이 하자’

‘투명물감’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한 김연원 씨. 시상식 현장에 아내와 아이 둘의 손을 잡고 방문한 그는 가장 먼저 음악이 낯설다는 이야길 들려주었습니다.

“제가 나이가 좀 많아요. 음악도 처음이고요. 컴퓨터랑 마이크 사고서 처음 작업했는데, 이렇게 입선을 하게 되어 얼떨떨한 게 있어요. 참여 동기는 제가 아이가 둘 있고, 삶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스치던 차에 내용을 담고 싶어서 였어요. 우리가 가진 행복을 오래도록 지키고, 다시는 세월호참사와 같은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우리 사회가 안전을 분명 강조하고 있긴 한데, 사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안전해졌느냐 하는 물음을 던진다면.. 글쎄요. 제가 생각하기엔 크게 안전해지진 않은 듯 해요. 사람들의 인식이 어서 바뀌어야 할 텐데, 시간이 꽤나 걸리네요.

세월호참사 유족분들께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거에 있어선 너무나 조심스러워요. 하고 싶은 말은 분명 있는데 입 밖으로 내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시민으로서,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계속 그분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투명물감 – ‘같이 하자’ 中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잠시만 고개를 돌려서 네 주위를 봐.

행복에 찬 웃음소리들.

신나게 뛰는 작은 아이들.

이건 모두 우리가 간직해야 할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창작곡 공모전 담당자인 4·16재단 황정욱 간사는 ” 50년대생 어르신부터 10대 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여자가 공모에 응시했다”며 “음원으로 재조명하여 시대와 유행의 흐름을 반영하는 세월호참사 추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4·16재단은 이번 공모전의 2, 3등 수상자에게 음원 발매를 지원하며, 1등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 및 뮤직비디오 제작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에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후원계좌]

226401-04-346585

(국민,416재단) 

 

[후원문자]

#25404160

(한건당 3,300원)

 

[후원ARS]

060-700-0416

(한통화 4,1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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