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생명안전버스] 7·18공주사대부고 병영체험학습참사 10주기 (구 태안해병대캠프 참사) 유족들 만나

지난달, 그 시작을 알린 생명안전버스의 두 번째 여정. 굵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버스는 새벽부터 안산에서 서울로, 다시 서울에서 충남 공주로 향했습니다. “우리 아이들하고 1살 차이더라고. 당연히 남 일 같지가 않지. 너무 마음이 아파.” 세월호 엄마들은 각종 재난 참사 희생자와 그 곁에 남은 피해 유가족들을 마주하며, “어떤 참사건 안타까운 건 매한가지이나, 공주사대부고 참사는 더더욱 마음이 쓰인다”며 참사 10주기 추모식 현장으로 부지런히 향했습니다.

사실 이날 충남 공주로 향하는 버스에는 세월호참사 피해 가족만이 탑승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삼풍백화점 참사 등 가슴 한편에 흉터를 지닌 이들이 여정에 동참하였습니다. “나 역시 같은 아픔이 있기에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공통된 답변에 한국 사회에 끊이지 않는 재난참사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점을 참석자들은 다시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은 안 됩니다. 되풀이되는 참사를 막아야 합니다.”

공주사대부고 강당에서 진행된 7·18공주사대부고 병영체험학습참사 (구 태안사설해병대캠프 참사) 10주기 추모식은 재학생들로 구성된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시작으로, 희생자 다섯 학생의 추모 영상 상영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충남 태안군 안면도 해안에서 발생한 해당 참사는 안전에 무지했던 무자격 교관의 지시로 인해 고등학교 2학년 다섯 학생(김동환, 이병학, 이준형, 장태인, 진우석)이 갯골에 빠져 안타깝게 생명을 잃은 사건을 말하며, 참사 이후 공주사대부고는 재발 방지를 이야기함과 동시에 교내 책임자(학교장)의 판단 미흡으로 인해 벌어진 참사라는 점을 반성하고자 학교 내 ‘다섯손가락’이라는 명칭의 추모카페를 건립하게 됩니다. (아래 사진 참고)

매년 7월 18일, 참사 기일에 맞춰 진행되는 추모식이기에 매년 비슷한 식순으로 진행되어왔으리라 짐작하지만, 분명 올해는 달랐습니다. 10주기를 맞이하여 희생자들과 동갑내기인 57회 동문들이 참사 이후 최초로 희생자들을 위한 편지를 낭독하였습니다. 오랜 시간 잠자코 있었던, 즉 소리 내지 못했던 멍울진 이야기들을 건네며 눈물을 보인 여덟 명의 동문들은 추모식에 참석한 모든 이에게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빎과 동시에 안전 사회를 위한 책임의 의미를 더욱 깊게 새길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유가족 대표로 강단에 나선 이후식 씨 (이병학 학생 아버지)는 이날 “상처를 들춘다는 것, 그 자체가 가족들에겐 힘듦이다. 이 힘듦에 대해 무어라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우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 피해 가족들이 해야 할 일을 안 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그 고통 또한 만만치 않았다는 걸 절실히 알게 됐다. 이에 참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활동을 해보기로 결심했다.”며 재난 참사 방지를 위한 활동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임을 밝혔습니다. 더불어 참사 10주기 기일에 맞춰 백서 발간을 위해 관련 활동을 기획, 주최한 4·16재단과 관계자를 향한 감사의 인사를 거듭 전하며, 한국 사회가 좀 더 안전 요소에서 기틀을 갖춘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자리를 옮겨 진행된 북토크 현장에서는 참사 백서 제작 과정에서 작가로 참여한 유해정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씨가 자리하여 참석자들에게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참사 초창기, 희생자가 다섯 명이니 인원이 크지 않기에 ‘재난이 아니다’라는 사회분위기에 마음이 아팠다”며, “이에 작가들이 뭉쳐 참사를 기록해 보기로 했다. 참사 명(名)을 재정의하고, 참사의 주체 및 책임자는 누구이며, 그리고 각자의 관점에서 참사를 어떻게 경험했는가를 모두 기입해 보기로 한 거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섯 학생의 짧은 생애를 담는 것, 그것이 진정한 애도의 방식을 갖춘 것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밝힌 유 작가는 백서 제작 및 발간에 참여하게 된 이래 이렇게 북콘서트까지 개최되어 뜻깊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단순 보고서 수준의 관공서용 백서에서 벗어나, 참사의 원인과 참사 이후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까지 두루 논하는 체계적 백서를 최초 발간한 4·16재단의 「다시 쓰는 참사 7·18 공주사대부고 병영체험학습 참사」는 추후 전국 도서관에 기증되며,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는 사전 신청을 받은 후 일정 권 수를 무료 배포하고자 할 계획입니다. 이번 공주사대부고 참사 백서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세월호참사 10주기 백서 또한 제작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매달 1~2회 진행되는 생명안전버스는 다음 달 대구로 향합니다. 대구지하철참사 현장을 방문하며, 당일 유가족 간담회 또한 예정돼 있습니다. 일정에 함께하시어 재난 참사로 인해 고통받았던, 혹은 지금도 고통받는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해 주십시오. 더 이상의 아픔이 존재하지 않는 곳, 모두의 생명이 존중되며 안전이 보장되는 그곳을 위해 4·16재단과 함께 발맞춰 걸어갈 모든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다시 쓰는 참사 7·18 공주사대부고 병영체험학습 참사」 백서 보러가기
북콘서트 현장 영상 보러가기

[후원계좌]

226401-04-346585

(국민,416재단) 

 

[후원문자]

#25404160

(한건당 3,300원)

 

[후원ARS]

060-700-0416

(한통화 4,1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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