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단 하정인
9월부터 10월 22일까지 진행한 유류품을 활용한 예술 창작 작품 아이디어 공모전의 시상식이 4•16 재단에서 이루어졌다. 4•16세월호참사 유류품과 뻘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창작품을 만들어내는 활동으로 세월호참사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추모하고자 기획되었다.
4·16재단 박래군 상임이사
“유류품 중에 폐기해야 될 것들을 단순 버리기보다는, 이걸 어떻게 활용해볼까 하는 고민 속에서 이 공모를시작하게 됐습니다. 여러분들이 만든 이 작품들이 이후에도 꾸준히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그걸 통해서 세월호를 기억하고 생명이 존중되고 안전이 보장되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정부자 님 (추모부서장)
“심사에 참여했는데, 여기에 뽑히신 분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정되신 거예요. 딱 보는 순간 스케치로만, 단순 공모전으로만 끝나는 게 아닌 세월호 배에서 나온 유류품을 가지고 이렇게 작품으로도 탄생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이 작품들이 책자로 발행될 수도 있고, 나중에는 또 다른 곳에서 전시 또한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고. 세월호를 알릴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이 될 것 같습니다. 세월호 가족의 입장에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시상식
총 34팀이 공모전에 참여한 가운데 엄격한 심사로 10팀이 선정되었으며 입선, 동상, 은상, 금상, 대상 순으로 수상이 진행되었다. 시상에는 박래군 상임이사와 정부자 추모부서장이 참여하였고, 상장과 함께 4•16 목공소의 상패가 수여되었다.
(식순에 따라 기재하였습니다.)
입선
총 4팀이 선정되었으나,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인원이 있어 최수한 님 단독 시상으로 식순이 이어졌다. 최수한 님의 <바래지 않을 기억>은 유류품을 홀로그램으로 전시하여, 시간이 지나면 덜해지고 흐려지는 물건의 성질을 디지털화함으로써 기억이 바래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제작되었다고 한다.
동상
김애운 님, 예술고등학교 아자팀, 황미경 님 총 3팀이 선정되었다. 김애윤 님의 <담요>는 유류품 중 양말을 활용하여 담요의 형태로 나타낸 것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아자팀의 <부모들의 이야기>는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담아 방으로 표현했으며 편지지를 통해 학부모가 학생한테 전할 말들을 담을 수 있도록 표현하였다. 황미경 님의 <안전화>는 짝이 다른 신발을 활용하여 소중하게 보호해야 된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은상
조경희 님, 임신자 님, 김영미 님 총 세 분으로 이루어진 팀이 수상하였다. 수상팀의 <LOST 416(In Memory)>는 촉감을 활용하여 설치 미술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으며, 기억 속의 분실물처럼 아직 찾아가지 않은 물건들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416개의 유류품의 이야기를 동화로 만들어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한 QR코드를 활용하여 물건 속에 담긴 이야기를 제시하고, 해당 공간으로 갈 수 있도록 하여 ‘기억하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멘트를 영수증에 적어내는 방식을 도입했다. 4•16을 잊지 않을 수 있는 퍼포먼스까지 마련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금상
신영주 님의 <탑:유>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활용하여 탑을 만들었으며 가까이 가면 불이 켜지고 멀어지면 꺼지는 형태로 계속해서 세월호를 기억하겠다는 약속을 나타내고 있다.
대상
오승언 님의 <잃어버린 304>는 실종자와 희생자를 합친 숫자로, 304개의 유니폼을 가지고 작업물을 설치하였고 세월호참사로 인하여 사라진 학생들의 꿈과 미래에 대한 부재를 표현하기 위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후략)
대학생 기자단 오예원
(초략 / 오예원 기자의 글 전문은 하단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금상은 신영주 님이 수상하게 되었다. 금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더불어 상금 50만 원이 주어졌다.
신영주님의 작품명은 ‘탑:유’였다. 수많은 피해자분들의 사진들을 탑 모양으로 쌓아 올려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그 주변에는 노란 조명들을 달아 가까이 다가가면 물체가 커지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신영주 님은 참사 피해자분들을 더욱 가슴 깊이 잘 기억하자는 마음을 담아 작품을 준비했다는 소감을 현장에서 이야기했다.
영예의 대상 수상자는 오승언 님이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더불어 상금 100만 원이 주어졌다.
오승언 님의 작품명은 ‘잃어버린 304’였다. 제봉선들로 작업을 한 작품 스케치였다. 총 100개 정도의 제봉선들을 이용해 만들었으며, 세월호참사의 희생자들을 기리고자 희생된 인원 수인 304를 작품에 넣었다고 한다. 학생들의 미래와 꿈이 사라진 것을 ‘부재’라는 주제로 빗대어 형상화한 것까지 설명했다.
다음은 오승언 님의 수상 소감이다.
“부족한 제 작품을 좋게 봐주시고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세월호참사는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일어난 참사입니다. 이 참사는 제가 처음으로 큰 마음을 가지고 직접 시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된 참사이기도 합니다.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고, 이번 작품을 통해 작가로서 정말 큰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상이 모두 끝나고 단체사진으로 시상식 식순이 끝을 맺었다. 이후에는 수상자분들이 짧게나마 모여 서로를 소개하고 간단한 담소를 나누는 간담회가 이루어졌다.
사실 유류품이라는 존재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유류품의 행방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었는데 이번 행사 취재를 통해 정말 의미 있고 좋은 곳에 유류품들이 활용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피해 가족들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들의 가족을 더욱 기억하고 이에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